출근율로는 성과를 알 수 없습니다
사무실 복귀(RTO)가 확산되면서 출근율을 성과처럼 다루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출근 여부가 왜 성과를 설명하지 못하는지, 대신 무엇을 봐야 하는지 짚습니다.
한 개발자의 이틀치 업무 기록이 있습니다. 화요일은 재택, 수요일은 사무실 출근이었습니다. 두 하루의 기록을 나란히 읽으면 이렇습니다.
화요일 재택 기록에는 오전 두 시간이 코드 편집기, 점심 뒤 한 시간이 문서 작업, 오후에 코드 편집기와 회의 도구가 번갈아 잡힙니다. 다음 날 사무실에 나온 기록에는 오전이 대부분 회의 도구로 채워지고, 오후 늦게야 코드 편집기가 등장합니다.
출근율만 보면 사무실에 나온 수요일이 더 성실한 하루로 읽힙니다. 자리를 지킨 날이니까요. 하지만 그날 실제로 무슨 일이 진척됐는지를 타임라인으로 놓고 보면, 맡은 개발 작업이 더 많이 진행된 쪽은 집에서 일한 화요일입니다. 같은 사람의 이틀인데 출근율로 본 하루와 타임라인으로 본 하루가 서로 어긋납니다.
이 어긋남이 요즘 여러 회사에서 조용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출근율이 성과처럼 읽히는 이유
지난 몇 년 사이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라는 회사가 부쩍 늘었습니다. 주 3일은 나와야 한다거나 전원 출근으로 되돌린다는 방침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사무실 복귀(RTO)가 다시 화두가 됐습니다. 그리고 사무실 복귀가 늘면서 자리 잡은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누가 며칠 나왔는지를 성과처럼 다루는 것입니다. 출근율이 높은 팀은 열심히 일하는 팀으로 읽히고, 재택이 잦은 사람은 덜 일하는 사람으로 읽히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출근은 세기 쉽습니다. 정문 카드 기록이든 자리 점유율이든, 누가 며칠 나왔는지는 숫자로 바로 나옵니다. 반대로 그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해냈는지는 한눈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에 잡히는 숫자인 출근율이 성과를 가늠하는 지표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숫자가 성과와는 다른 것을 재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출근율은 누가 어디서 일했는지를 보여 주지만, 무엇을 만들어 냈는지까지 담지는 못합니다. 자리에 앉아 있던 시간과 실제로 일이 진척된 정도는 같지 않습니다. 사무실에 하루 종일 있었어도 회의로 시간을 다 보내고 정작 맡은 일은 밀릴 수 있고, 집에서 반나절만 앉아 있었어도 하루치 결과물을 낼 수 있습니다. 앞의 개발자가 그랬듯이요. 얼마나 출근했는가는 자리에 있던 시간을 말해 줄 뿐, 그 시간에 무엇을 해냈는가는 따로 봐야 합니다.
RTO가 성과를 끌어올린다는 근거는 약합니다
출근을 늘리면 성과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자체를 뜯어보면 근거가 생각보다 약합니다. University of Pittsburgh 연구진이 S&P 500 기업의 사무실 복귀 방침을 분석했는데, RTO 방침은 직원 만족도를 떨어뜨렸지만 회사의 재무 성과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Return to Office Mandates Don't Improve Employee or Company Performance, 2024). 출근을 강제한다고 실적이 좋아진다는 신호는 데이터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같은 방향의 결과가 여럿 있습니다. Gartner가 2025년에 내놓은 조사에 따르면 최근의 사무실 복귀 방침은 평균적인 직원의 생산성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HR's Behaviors and Actions Are a Key Differentiator in Sustaining Employee Productivity During RTO, 2025). 오히려 만족도 하락과 이직 의향 증가 같은 부작용이 함께 관찰됐습니다. 출근율을 성과의 근거로 삼기에는, 출근을 늘리는 것과 성과가 좋아지는 것 사이의 연결부터 헐거운 셈입니다.
출근을 성과로 다루면 무엇이 왜곡되나
출근율을 성과처럼 다루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행동도 그 숫자에 맞춰 움직입니다. 재는 것이 곧 목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모습이 이른바 '커피 배징'입니다. 아침에 잠깐 사무실에 들러 출입 기록만 남기고 커피 한 잔 든 뒤 다시 나가는 식입니다. 출근율이라는 숫자는 채워지지만 그날의 일이 더 잘 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실제 결과보다 중요해지면, 남는 시간을 늘리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판단의 근거도 뒤틀립니다. 출근이 성과의 척도가 되면 관리자는 결과물보다 출석부를 먼저 들여다보게 되고, 집에서 제 몫을 다한 사람이 자리를 덜 지켰다는 이유로 낮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맨 앞의 화요일이 딱 그런 하루입니다. 재택이 잦다는 사실 하나로 일을 덜 한다고 단정하는 순간, 실제로 일을 잘하고 있던 사람이 잘못된 신호를 받습니다. 출근율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열심히 있어 보이는 사람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기록해야 하나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어디서 몇 시간을 있었느냐보다 그 시간에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느냐를 봐야 합니다. 앞서 본 University of Pittsburgh 연구도 출근을 강제한 회사에서 실적이나 기업 가치가 나아졌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힙니다 (Study on return-to-office mandates gets international attention, 2024). 출근율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성과를 설명할 수 없으니, 완료된 업무량이나 처리에 걸린 시간처럼 결과에 가까운 지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출근 기록 옆에 나란히 둘 수 있는 업무 내용의 기록입니다. 맨 앞에서 두 하루를 비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피오는 근무 시작 이후의 활동을 함께 남깁니다. 어떤 프로그램과 도메인을 언제 얼마나 썼는지가 시간대별로 정리되고, 개인별 업무 타임라인이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재택이든 사무실이든 같은 기준으로 하루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기준으로 하루를 비교할 수 있으면, 재택근무의 성과를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깎아내릴 일이 줄어듭니다. 재택 운영을 고민하고 있다면 재택근무 운영에서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알고 싶은 것은 결국 무엇인가
사무실 복귀를 둘러싼 논쟁은 대개 며칠 나오게 할 것인가에 머무릅니다. 하지만 회사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이 출근율일 리는 없습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누가 며칠 나왔는지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해냈는지입니다. 출근율은 그 질문에 답해 주지 못합니다. 세기 쉬운 숫자라는 이유로 성과 지표 자리에 앉아 있을 뿐입니다.
오피오는 출근 여부와 함께 그날 실제로 한 일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그러면 회사는 사무실에 있었는지를 넘어 어떤 일을 해냈는지를 근거로 사람과 팀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을 볼지 정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입 가이드를 참고해 주세요.
